타고난 향기를 듣다

하영준 개인전

인사동 갤러리H

이양섭

작성 2020.06.09 23:50 수정 2020.06.10 13:10

하영준 작가의 개인전이 2020년 6월 10 ~ 6월 23일 까지 인사동 갤러리H에서 전시된다.


 동양회화가 추구하는 향기란 형식을 초월한 운치(韻致)를 말한다동양의 예술가에게 감각할 수 있는 사물의 형태는 작업의 시작일 뿐이며 무궁한 예술 세계로 인도하는 형식[]’일 뿐그 지향점은 내용[]’과 어우러진 운치 있는 향기라 하겠다이 때문에 동양예술을 감상할 때는 그 안에 은은한 향기가 떠도는 것과 같은 오묘한 운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동양의 고대 예술론에서는 이러한 사상을 형상 너머의 형상(象外之象)’, ‘맛 너머의 맛(味外之味)’, ‘뜻 너머의 운치(意外之韻)’라고 표현하였다.


梅開五福, 187×140cm


매화인상-2, 31.5×31cm


특히 문인화의 향기는 꽃의 향기가 아니라 작가 마음의 향기라 할 수 있다향기는 그릴 수 없는 것이지만 작가는 자신의 향기를 작품에 표현할 수 있어야만 운치를 얻을 수 있고 작품 역시 감상자에게 향기와 여운(餘韻)을 줄 수 있다따라서 나의 작품에 드러나는 향기는 나의 영혼의 울림이라 하겠다.


바람소리-5, 35×45cm3


福-2, 22×21.5cm


   동양예술은 인간 생명의 향기를 전달함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예컨대시인 김경집의 시 <지금은 길을 잃었을지라도중에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그 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라는 구절의 내용과 유사하다이러한 하늘 냄새는 생명의 향기이고이 생명에 내재된 향기는 인간 생명 속에 본래부터 있는 타고난 향기(天香)’이다흔히 동양 예술가들은 향기를 듣는다(聽香)’라고 표현한다이때의 듣는다는 것은 밖으로 표출되는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명 속의 향기로운 세계에 대한 탐색을 말한다따라서 내가 작품에서 추구하는 향기의 경계(境界)는 내가 좋아하는 대상의 향기가 아니라 나의 타고난 향기가 작품을 통해 사방으로 흘러넘치는 그런 경계이다(작가노트 中)


福-3, 21.5×20.5cm


섬진강 매화꽃, 168×14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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